지브리에서 1993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입니다. 무려 30년 전에 이 정도의 애니가 있었다니, 그야말로 놀라울 뿐이며, 1시간 남짓한 짧은 플레잉 타임이 아쉬운 애니였습니다. 바다가 들린다 이 애니는 과거 어린 시절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예쁜 애니였으며, 오늘도 스포는 안되니 간략한 줄거리만 소개하겠습니다.
초반에는 성적이 미진하다는 이유로 수학여행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학교에 반기를 드는 두 아이가 등장합니다. 거대 권력 학교에 반기를 드는 서로의 모습에 두 사내는 서로에게 무언가를 느꼈고, 이를 계기로 남주인공 타쿠와 절친 마츠노의 진한 우정이 시작됩니다.
그러던 중, 이 학교에 도쿄에서 시골로 전학 온 여주인공 리카코가 등장하면서, 본격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다들 학교 다닐 때, 그런 전학 온 여학생 한 명쯤은 있지 않았습니까, 얼굴이 유독 하얬던 그런 분을 상상하시면 비슷합니다.
리카코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탁월하게 잘하는 엘리트 도시 소녀의 진가를 유감없이 드러냅니다. 하지만 완벽해 보이던 그녀에게도 나름의 사연과 사정이 있고, 주인공 타쿠는 묘하게 엮이게 됩니다.
그 와중에 서로 감정 표현도 잘 못하고, 그로 인해 오해가 생기고, 결국 주인공과 마츠노마저 우정에 금이 가버리고, 아무튼 감정, 우정, 관심 모든 게 뒤섞여 버리는 안습인 상황들이 벌어지며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아무튼 리카코를 포함한 이 세명은 결국 서로를 외면한 채, 졸업을 하고 대학생이 됩니다. 각자 다른 지역에서 살아가게 되며, 서로를 그리워하면서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며 짧지만 제2막이 시작됩니다.
타쿠와 마츠노는 재회하고, 다시 피어오르는 남자들의 우정이 나오는데, 이 둘의 대화도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왜 우리는 대체 그 시절 제대로 말하고 표현하지 못했던 것인지, 왜 서로 배려를 지나치게 하면서 결국 서로에게 화내고 슬퍼하고 그대로 끝나버린 것인지에 대해 말입니다.
훌쩍 커버려 동문회를 했지만 결국 학교에서 왕따였던 그녀는 나오지 않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혹시나 했던 그들의 감정은 또다시 그대로 추억으로 남아버릴까요. 하지만 이대로 끝나지는 않겠지, 그들은 다시 어떻게 만나고 어떤 엔딩을 맞이할 것인지 그 이야기를 자세히 하지는 않겠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온전하게 '바다가 들린다' 이 애니를 즐겁게 보셔야 하니까요.
이 작품을 보면서 동물원의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라는 노래가 생각이 났습니다. 아마도 저 노래 작사가가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만든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저 노래를 처음들을 때 느낀 감정과 비슷한 감정을 이 애니를 보면서 다시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만, 아무튼 보는 내내 머릿속에는 그 시절 그 아이들이 한 명 한 명 떠올랐습니다. 무슨 기분인지 아시겠습니까.
다들 잘 살고 있겠지? 드문드문 생각나는 그 일들이 그 감정들도 오해가 참 많았었겠지, 아니 어쩌면 그 시절 명쾌하지 않아서, 오히려 우리 추억과 인생은 운치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미소가 저절로 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켰듯이, 그런 유사한 콘텐츠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결국 우리는 삶의 추억들은 자꾸자꾸 꺼내서 음미할 때 현실의 고통을 잊기도 하고, 이 짧디 짧은 우리네 인생은 더욱 윤택해지니까요.
이 작품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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