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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지키기

지난 5년 간의 조현병의 증상들 그리고 치료의 시작.

by 오디세이 스쿼드 2023.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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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제 형제 중 한 명이 조현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 누구보다 삶에 대한 욕심도 많았고, 어려움 속에서 열심히 살았던 아이였습니다. 그 병의 모습과 곁에서 본 증상의 굴곡들을 기록해나가려 합니다.

 

 

왜 기록하려 하는가.

 

앞으로의 기록들은 그 누구에게는 정보가 될 것이고, 또 다른 이에게는 공감, 희망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발병한 지 5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많은 내용들은 제 기억에 의존해야 합니다. 

 

하지만 워낙 강력한 충격과 믿을 수 없는 상황들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제 기억의 9할 이상은 정확할 것입니다. 5년간을 지켜봐 왔지만, 이 병은 아직도 정확한 정체를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원인도 불명이고, 그 개선을 위한 노력들도 전혀 효과가 없는 거 같습니다. 애초에 병원을 가는 것을 강력히 거부하기 때문에 치료의 노력이 지속성을 가지기도 어렵습니다.

 

4년 전, 2년 전 즈음 보였던 증상과 상황들이 반복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 이거 돌고 도는 건가 느끼다가도 조금씩 다른 증상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기록해 가면서 앞으로의 5년은 회복을 위한 시간으로 계획하였습니다. 

 

이는 몇 년 뒤에도 아직도 조현병을 가진 채 살아간다면, 이 기록들이 가족들의 노력을 옳은 방향으로 미세 조정하는 것에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담은 그것을 위한 기록입니다. 

 

 

현재의 상황.

 

이러한 유형의 환자가 다 그렇듯이, 집 안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마트를 가거나, 산책 정도는 하는 듯합니다. 또한 가족들과의 접촉 및 대화를 강력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아니 이렇게 단정하기도 뭐 한 게 가끔 기분이 좋은 것인지 과거 일상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요리를 하고, 농담을 하고 카페에 가자고도 합니다.

 

불과 3-4개월 전에는 출근을 하고, 월급도 받았습니다. 이제 다 나은 것인가, 정말 감사함을 다 느끼기도 전에, 느닷없이 일을 그만두고 맙니다. 지금은 구직급여를 받아야 하나 또다시 상태가 안 좋아져, 수급신청 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동안 안그러더니, 다시 지나가는 행인들을 두려워합니다. 특히 건장한 남자들을 보면, 일부러 피해하거나 강하게 경계합니다. 사회생활도 하던 아이가 갑자기 4년 전 그 증상이 또 나타납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굉장히 많이 좋아진 겁니다. 3년 정도 전에는 문을 걸어 잠그고, 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소리치고, 경찰에 느닷없이 신고를 하고 정말 제 명에 못살겠구나 싶었던 시절도 있습니다.

 

가족들을 집에 못들어오게 하고, 환청을 들으며, 그 모든 것을 타이핑 치며 기록하면서 SNS에 올리기도 하더군요.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의 충격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왜 이러냐 애원하면, 이 모든 것들이 그저 당신들 가족 때문이라며 원망하고, 자신을 그렇게 만들었고, 집안에 CCTV를 설치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이 병을 몰랐던 터라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하루하루였습니다.

 

 

힘들어하는-외로운-여자의-사진

 

 

조현병의 고통 수준.

 

아마 저와 같은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아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실 겁니다. 간단히 말하면 가족 붕괴 직전의 상황으로 갑니다. 한 사람의 기이한 행동과 파괴적인 모습은 온 가족들에게 정신적 고통과 무기력 등을 전염시킵니다.

 

살면서 경찰은 지나가며 경찰차 정도만 보았던 사람들에게 걸핏하면 경찰이 집으로 찾아오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병을 앓는 본인에 의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신고하고, 아픈 아이의 광기를 보다 못한 가족이 겁을 먹고 신고하기도 합니다.

 

정말 고통스러운 것은 이 사회시스템이 이러한 환자를 적절히 대처하도록 돕지 않습니다. 본인의 동의 없이는 기본적으로 입원이 불가하며, 온 가족이 동의하여도 가족이 어떻게든 병원에 보내야만 합니다.

 

그들은 가족이 해주셔야 한다고 하며, 병원은 일단 입구까지는 데리고 오라고 합니다. 병원에 강제로 보내는 것이 답은 아닌 것은 압니다. 결국 그렇게 5년이 흘렀고, 이제 좀 진정되었지만 참 오랜 세월이 지났습니다.

 

설득이 전혀 안되는 환자를 어떻게든 설득하여 데리고 오라고 합니다. 도와줄만한 그들에게 오히려 훈계를 듣다가, 얘는 다시 방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나머지 가족들은 서로 껴안고 눈물만 흘렸습니다. 이런 삶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가족을 거부하며, 병원 진료도 거부하며, 무언가와 혼자 대화하는 듯하며, 가끔 정상 생활을 하는 모습도 보이며 또 하루가 흘러갑니다. 8할의 절망과 2할의 기대가 매일 반복됩니다.

 

이후 포스팅에서는 어떤 믿기지 않는 증상들이 있었는지, 어떤 노력들을 했었는지 등 다양한 흔적들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모든 것이 꿈이었기를, 신이 도와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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