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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지키기

집에 CCTV를 설치했다며, 화를 내고 불안해 하는 증상에 관하여

by 오디세이 스쿼드 2023.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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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이라고 의심되는 초기에 가장 많이 시달렸던 말이 있습니다. 느닷없이 가족들에게 CCTV를 설치한 거 다 안다며, 매일같이 불안해하며 화를 내는 일이었습니다. 이것의 경과와 어떻게 증세가 완화가 되었는지 기록을 남기려 합니다.

 

 

황당한 CCTV 설치 및 감시 주장

 

처음에 들을 때는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았습니다. 그리고 가족들도 설마 하는 표정으로 서로에게 묻고는 하였습니다. 하지만 검색 등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정신적인 불안함 등이 원인이 되는 일반적인 증상이라는 것을요.

 

그래서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아 이것은 절대적으로 현대병이겠구나, CCTV라는 것이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니까요. 

 

아무튼 처음에는 아니라고 걱정 말라고, 대체 뭔 소리하냐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도대체가 들어먹지를 않습니다. 급기야 실제 경찰에 신고를 하고, CCTV 설치 여부를 조사하는 분들도 나오셨습니다. 

 

당연히 집에는 그런 것들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그런 것이 설치되어 있고, 본인은 감시받고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혼자-앉아있는-인형-사진
감시를 받는다는 생각

 

 

이 증상에서 보이는 주요 특징

 

가족들이 누군가에게 자신을 감시하기 위한 CCTV를 집에 설치하는 것을 허용했다. 다 알고 있으니 아니라고 말하지 말라, 당신들이 가족이라 할 수 있는가. 당장 철거해라, 안 그러면 경찰에 연락하겠다.

 

그리고 보이는 행동 패턴은 집의 벽이나 천장에 종이들을 붙여서 가리기 시작합니다. 형광등, TV, 가구의 틈, 거울 등 수십 군데에 덕지덕지 붙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거나 할 때, 굉장히 과민하게 가족들을 노려보며 문을 잠급니다.

 

이 증상의 가장 괴로운 부분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의미가 없습니다. 수십 차례의 논쟁으로 알게 된 것은 그저 듣기만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듣다 보면 열불이 나서 그냥 넘어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아니라고 정신 좀 차리라고 하면 또 다른 분노와 증상이 촉발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이 증상의 안 좋은 점은 또 다른 음모와 타인에 대한 불안이 동반된 장난치나 싶은 소설 같은 이야기들을 추가로 주장합니다.

 

 

어떻게 완화가 되어 가는가.

 

지난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듯이, 특정 증상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완화되거나 추후에 다른 계기로 반복됩니다. 이것도 증상이 완화되면서, 지금은 벽이나 천장에 붙이던 종이들을 다 떼어내고 같은 주장을 하지 않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먼저, 정신의학과 진료를 통해 처방받은 약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되는 거 같았습니다. 무슨 계기인지 가져온 약을 한알이라도 매일 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확실히 도움이 되는 거 같습니다.

 

보통은 병원도 안 가거니와, 어쩌다 다녀오더라도 대부분의 약은 안 먹고 버려집니다. 일단 자신이 정상이고, 가족들이 비정상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그런 듯합니다. 

 

아무튼 약을 먹으면, CCTV고 뭐고 이상한 말 자체를 하지를 않습니다. 다만 많이 졸린 증상이 있어 보이며, 또 무슨 일로 심기가 안 좋아졌는지 이런 약을 왜 먹냐며 안 먹기 시작하면 이내 증상이 다시 안 좋아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역 상담센터의 담당자를 잘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왜 그런지 담당자가 퇴사 혹은 출장 등으로 잘 안 오거나 변경이 잦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여지없이 증상이 악화됩니다.

 

하지만 제대로 딱 맞는 상담사가 매칭이 되면, 같이 상담도 잘하고 권유하는 대로 병원도 잘 다니고, 위에서 말했듯이 약도 잘 먹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이상한 주장들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아무래도 요즘은 저 CCTV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다들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아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해명이나 짜증을 보이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고성과 소설을 쏟아내므로 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간혹 인터넷에 전문가라는 분들이 그것을 진지하게 듣고, 받아들이고, 고개를 끄덕거려 주라고 하긴 합니다. 해봤는데 사실 그것도 답은 아닙니다. 이론과 현실의 차이랄까요. 

 

기승전 가족이 나쁘다로 끝나는 저 증상은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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