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국내 소설은 잘 읽지 않는 터라,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어도 매번 그냥 지나쳤던 소설.
꽤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네, 벌써 40만 부나 팔렸다고? 벚꽃 에디션?
이 정도 되니 내용이 궁금해서,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결론은 그럴만하다.
기대 없이 읽었다가 마음이 따스해지는 예쁜 소설을 발견했다.
주인공은 독고라는 아저씨, 염 여사라는 편의점 사장님, 수험생 알바 시현이, 우리네 슬픈 가장의 전형인 경만,
극한의 생활을 하는 작가 인경, 염 여사의 문제투성이 아들 민식 등이 출연하는 줄거리이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너무나 강력한 개성들을 가지고 있어서,
위에 등장인물들은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내내 하면서 읽었다. (민식이는 빼고)
슬램덩크의 북산고교 멤버들 이후로 오랜만에 든 생각이다.
자세한 스토리는 여기서는 생략하는 것이 좋겠다.
그거 알면 당신이 책을 읽을 때의 그 므훗한 기분을 빼앗는 것일 테니까.
일단 책을 펼치면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그런 책 느낌 알지 않는가?
드라마를 거의 안 보는 편이긴 하지만, 가끔 대박 드라마를 만나면 밤새서 보는 그 끌려가는 심정.
우리 사회에 평범하게 살아갈 거 같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그들의 사연과 성격에서 느껴지는 교훈들도 많다.
개인적으로는 생각보다 엄청난 사연으로 노숙자로 살다가 점점 변해가는 독고,
매일 저녁 참참참(참치김밥, 참깨라면, 참이슬)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이 시대의 슬픈 가장 경만 에피소드에서 너무 몰입되어, 나도 모르게 감정이 흠뻑 젖었었다.
끝도 없는 나락에서 허우적대지만, 우리는 조금의 관심과 코딱지만 한 노력으로도 충분한다는 거.
그것이 행복의 씨앗이 되며, 모든 어려움을 개선하고 극복하는 첫 포문이 된다.
쌍둥이 딸의 얘기를 전하는 대목에서는 꼬맹이들을 키우는 아빠의 맘이었을까, 눈물이 나서 견딜 수 없었다.
표지도 예쁘고 (벚꽃에디션), 책장을 덮으며 곧 드라마로 나오겠지 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어느새, 2편도 나왔다고 하니 사러 가야겠다.
외국 소설이나 민음사 시리즈를 주로 보고 있지만, 현대 국내소설에 큰 관심을 갖게 된 트리거가 된 작품이다.
더 많은 국내 작품들을 접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 에쿠니 가오리 등 외국 대작가들에 맞서,
국내 소설 시장을 이끌어갈 이런 작가분들이 흥하기를 바라는 마음.
(광고 목적은 없다. 그냥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다만 약간 국뽕은 가미.)
소설가라는 직업이 참 쉽지 않고, 천재들일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등장인물들의 개별 에피소드와 연계성, 적당한 주기로 나와 주어야 하는 신선한 웃음과 감동.
모든 것이 완벽하게 믹스된 소설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니 계속 독자들의 호응을 받는 거겠지만)
2편만 읽고, 국내에 아직 내가 발견 못한 보석과 같은 다른 작품들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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