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이유로 오래 다닌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모든 여건이나 상황을 고려하면, 계속 급여를 받는 것이 필요했으나 그냥 그만두었습니다. 금전적인 압박은 있으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얻었습니다. 이에 대한 기록을 남기려고 합니다.
충성스런 직원에게 들이닥친 무기력
어릴 때 입사하였습니다. 매우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성실하게 업무에 임하였고, 다른 이들이 맡기 싫어하는 책임이 수반되는 역할들을 자처하면서 빠른 승진과 급여 상승이 가능했습니다.
아시다시피 회사에 잘 보이고 더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고 하고, 다른 이들이 떠넘기는 이들을 맡으면 누구나 가능한 것입니다. 나는 힘들었지만,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회사의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느 순간,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리면서 일 따위 거의 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그들의 특징은 마치 권력자인 것처럼 거들먹거리기를 좋아하고, 회의를 즐깁니다. 회의하면 일 많이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장 추악한 모습은 소위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이용하여 내부영업이라는 것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다집니다. 그리고 평범한 직원들을 이용하고, 눈이 빨개져서 늘 타인의 성과를 도둑질합니다.
어릴 때는 몰랐으나, 성장하니 이런 사람들이 접근해서 나를 이용하려 합니다. 몇 번 받아주다 멀리하려 하니, 노골적으로 제 사내 입지를 뒤흔들고 협박을 하려고 합니다. 이런 모습들을 많이 보다 보니, 점차 회사 생활에 무기력이 엄습합니다.
그래도 퇴사는 좀
그들에게 어떤 추악함과 저급함이 있는지 더 얘기하고 싶지만, 그저 다 귀찮아 그만두었습니다. 같은 부류가 되기 싫어, 내가 맞네, 네가 맞네 다툼도 피했습니다. 그저 개인적인 이유를 들어, 미소를 띠며 퇴사하였습니다.
스스로 멋있게 느껴졌습니다. 남들은 어찌 봤는지 몰라도, 저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사실 저에게는 영입을 제의하는 회사들이 있긴 하여서 한편으로는 겁나거나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일단 3달에서 반년은 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많은 프로젝트들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전부 머릿속에서 사라지니, 소화 불량과 예민함이 사라졌습니다. 좀 쉬고 오라며, 휴직을 제안하는 회사에 이번에도 미소를 날렸습니다.
경기가 이렇게 안 좋은데, 퇴사는 좀 아닌 거 같다는 사람들에게 조언 감사하다고 말하였습니다. 마음속으로만 말하였습니다. "이 정도 회사는 놀더라도, 언제라도 다시 어디든 가니까... 니나 여기 계속 다니세요."
뚜렷한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겪다
객기 부리듯 겨우 퇴사한 것을 자랑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재직 중에 퇴사 고민을 하듯, 저 역시 그러했으며 일단 결정을 내린 다음에는 어떤 삶이 이어지는지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기록하고 싶을 뿐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조언이 될 테고, 강행하든 철회하든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 당장은 퇴사가 어려우니, 간접 체험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네 달째 낯설기만한 제 삶을 사는 중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몸과 마음이 크게 아플 뻔한 시기에 잘 그만두어, 몸이 재생됨을 느끼고 있으며, 내 아이들과 지구상에 그 누구보다 진한 가족애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직 말도 어눌한 우리 막내는 이제 엄마보다 아빠가 (우주 곱하기 천 오백배)만큼 더 좋다며, 밤마다 제 팔베개를 하고 잡니다. 가족들 다 자는 시간에 출근하고, 밤늦게 들어오는 생활에서 벗어난 것 자체가 저에게는 황금입니다.
고맙게도 맞벌이 중인 아내가 오히려 응원해 줍니다. 사업을 하는 것이 어떻냐고, 가게를 하는 것이 어떻냐고. 그 마음이 고마워 집안 살림을 전부 격파해주고 있습니다. 그냥 놀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믿는다고, 일단 쉬라고 합니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지난 몇 개월 간의 금전, 시간 활용, 아재의 운동, 밀린 넷플릭스, 자녀관계, 인생 설계 등 여러 가지 관점에서의 퇴사 후 장단점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한편으로는 다시 일할 회사를 알아보고 있기는 합니다. ^^)
이제 아소비 가서 한글 배우는 아이 픽업 다녀와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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